밤나무 심기(펌)
충남 논산시 부적면 충곡리는 목이 떨어졌다는 지명을 가진 首落이란 곳이 이웃이고, 충곡서원이 있으며 이 서원에서 제1 향배는 계백장군이며, 큼 직한 묘가 있어 이 묘를 계백의 묘로 추정하고 있다. 근래에 와서 논산시에서는 이곳을 계백의 묘라고 지정하고 군사박물관을 세웠다. 군사박물관 앞에 보는 산이 아버지께서 장만하신 산이다. 이 산은 바로 탑정저수지가 내려 다 보이는 경치 좋은 곳이다. 이곳에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도 잠들어 있는 곳이다. 나도 이곳에는 언젠가 잠들지 모르는 곳이다.
경치 좋고 묘자리 좋으면 그만이라고 하겠지만 좀 보탬이 되는 것을 찾아보고 싶었다. 아름다운 숲이 있는 산에 먹을 것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 가! 그런 맘에 밤나무를 심기로 했다. 산에 과일나무를 키워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보살핌이 없으면 뜻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음을 경험했다. 과일나무가 야생에서 살아 남는 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위 그림에 보이는 인삼밭 주변에 밤나무를 심었다.
좌측 인삼밭 윗쪽에 작년에 10그루 심어 5그루 살렸고, 올해 5주를 더 심었다.
밤나무는 풀과 경쟁하고, 칡넝쿨의 억센 손아귀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바람에 흔들리면 뿌리가 상할 수 있어 지주에 붙잡아 매 놓았다.
좌측에 인삼밭 위쪽으로 보이는 밤나무는 5년쯤 되었다. 이제 유년기를 다 지나 보살핌이 없어도 잘 살 수 있는 나이이다. 바로 앞쪽에 보이는 나무는 3년되었다. 올해도 몇 번의 손길을 줘야 한다.
작년에 심은 나무다. 올해도 무사히 살아 남을 수 있을 지 모른다. 식물의 세계에도 어린나무는 수 많은 약탈자가 노리고 있다. 뿌리도 깊게 내려야 가뭄에도 견디며, 큰 바람이 부러도 이겨내야 한다. 잡초가 다 양분을 빼앗아 갈 수도 있고 병이나 해충이 와서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수로 좌측에 보이는 밤나는 내가 심은 나무 중 가장 오래된 놈이다. 올해로 아마 8살쯤 된 것 같다. 이 나무도 참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았다.
올해 수로 뚝에 10주를 심었다. 이 나무가 크게 자라 밤을 한 나무에서 2말씩 수확을 하면 누구를 줄 가 행복한 고민 많이 할 것 같다. 그 꿈을 꾸면서 난 고운 마음으로 늙어 가리라.
앞으로 10년 후 너희 모습을 그리며, 꿈을 간직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