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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200명 연행…“나도 잡아가라” 시민 불복종 점화
[한겨레] 과잉수사에 '저항 공감대' 확산
27일 밤 11시께, 서울 명동 거리에서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반대를 외치던 시민들은 "오늘은 여기서 끝내겠다"는 운영진의 공식 선언을 들었다. 그러나 시민 200여명은 "더 행진하자"며 시청 앞 광장으로 향했다. 자발적으로 나온 시민들에게 운영진은 '도우미'일 뿐 지도부가 아니었다. 이들 가운데 100여명은 경찰의 물리력에 꼼짝없이 포위됐고, 격렬한 저항 대신 스스로 경찰버스에 올랐다. "시대가 부른다면 (경찰서에) 가야지, 허허!" 한 50대 남성의 말에서 보듯, 끌고가는 공권력보다 끌려가는 시민이 당당했다.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은 시민들의 당당함 앞에서 무력했다.
촛불집회가 정당한 시민권을 주장하는 불복종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전날 100명 이상이 연행됐지만 시민들은 위축되지 않았고, 28일 저녁에도 서울 청계광장엔 시민 1만여명이 나와 "나를 잡아가라"고 외쳤다. 밤 10시 이후에는 2천여명이 서울 시내 곳곳을 누비며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경찰은 청계광장에서 외부로 진출하는 길목을 모두 차단했지만, 시민들은 골목으로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했다. 이날 오전부터 경찰청과 각 경찰서 누리집은 "나도 처벌받겠다"는 항의글로 도배됐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는 "최근 거리시위는 집시법 위반이지만, 시민들이 법률에 복종하지 않고 처벌받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리로 나온 것 자체로는 위법의 정도가 중하지 않기 때문에, 마구잡이 연행은 더 강한 반발만 부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변해가는 시위 형태와 참가자 구성도 촛불집회가 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달 초 시작된 촛불집회는 저녁 7시를 시작으로 밤 9시께 절정을 이루었다가 10시가 되면 끝났다. 하지만 지난 주말부터는 밤 9시보다 10~11시에 참가자가 더 많다. 거리시위를 작정하고 나온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의 구성도 10대가 아닌, 불복종을 책임질 수 있는 20~40대로 바뀌었다. 인터넷에서는 '폭력진압 대처법'과 '연행시 대처법' 등도 등장했다.
이런 시민들의 불복종 운동 배경에는 자신의 주장과 행동이 공권력보다 더 정당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실정법 위반은 인정하지만, 잘못된 정부 방침에 대한 문제 제기, 곧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위 과정에서 어떠한 폭력도 행사하지 않았고,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았다는 자신감도 갖고 있다. 27일 밤 연행되던 한 30대 남성은 "풀려나면 다시 집회에 나올 것"이라며 "정당한 시민들과 싸움에서 경찰은 결코 이기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은, 대통령이나 정당을 통해 이뤄지는 합법적인 의사소통 구조가 막혀 있기 때문에 생긴 당연한 결과"라며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을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 밤 서울 시청 앞 광장 등에서 연행한 집회 참가자 113명 가운데 고등학생 네 명을 훈방하고 나머지 109명은 조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영만)는 지난 26일 밤과 27일 새벽 경찰에 체포된 29명 가운데 2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네 명은 즉결심판 회부, 두 명은 훈방했다고 이날 밝혔다. 석진환 김지은 기자 soulfat@hani.co.kr
27일 밤 11시께, 서울 명동 거리에서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반대를 외치던 시민들은 "오늘은 여기서 끝내겠다"는 운영진의 공식 선언을 들었다. 그러나 시민 200여명은 "더 행진하자"며 시청 앞 광장으로 향했다. 자발적으로 나온 시민들에게 운영진은 '도우미'일 뿐 지도부가 아니었다. 이들 가운데 100여명은 경찰의 물리력에 꼼짝없이 포위됐고, 격렬한 저항 대신 스스로 경찰버스에 올랐다. "시대가 부른다면 (경찰서에) 가야지, 허허!" 한 50대 남성의 말에서 보듯, 끌고가는 공권력보다 끌려가는 시민이 당당했다.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은 시민들의 당당함 앞에서 무력했다.
촛불집회가 정당한 시민권을 주장하는 불복종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전날 100명 이상이 연행됐지만 시민들은 위축되지 않았고, 28일 저녁에도 서울 청계광장엔 시민 1만여명이 나와 "나를 잡아가라"고 외쳤다. 밤 10시 이후에는 2천여명이 서울 시내 곳곳을 누비며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경찰은 청계광장에서 외부로 진출하는 길목을 모두 차단했지만, 시민들은 골목으로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했다. 이날 오전부터 경찰청과 각 경찰서 누리집은 "나도 처벌받겠다"는 항의글로 도배됐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는 "최근 거리시위는 집시법 위반이지만, 시민들이 법률에 복종하지 않고 처벌받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리로 나온 것 자체로는 위법의 정도가 중하지 않기 때문에, 마구잡이 연행은 더 강한 반발만 부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변해가는 시위 형태와 참가자 구성도 촛불집회가 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달 초 시작된 촛불집회는 저녁 7시를 시작으로 밤 9시께 절정을 이루었다가 10시가 되면 끝났다. 하지만 지난 주말부터는 밤 9시보다 10~11시에 참가자가 더 많다. 거리시위를 작정하고 나온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의 구성도 10대가 아닌, 불복종을 책임질 수 있는 20~40대로 바뀌었다. 인터넷에서는 '폭력진압 대처법'과 '연행시 대처법' 등도 등장했다.
이런 시민들의 불복종 운동 배경에는 자신의 주장과 행동이 공권력보다 더 정당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실정법 위반은 인정하지만, 잘못된 정부 방침에 대한 문제 제기, 곧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위 과정에서 어떠한 폭력도 행사하지 않았고,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았다는 자신감도 갖고 있다. 27일 밤 연행되던 한 30대 남성은 "풀려나면 다시 집회에 나올 것"이라며 "정당한 시민들과 싸움에서 경찰은 결코 이기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은, 대통령이나 정당을 통해 이뤄지는 합법적인 의사소통 구조가 막혀 있기 때문에 생긴 당연한 결과"라며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을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 밤 서울 시청 앞 광장 등에서 연행한 집회 참가자 113명 가운데 고등학생 네 명을 훈방하고 나머지 109명은 조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영만)는 지난 26일 밤과 27일 새벽 경찰에 체포된 29명 가운데 2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네 명은 즉결심판 회부, 두 명은 훈방했다고 이날 밝혔다. 석진환 김지은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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